골프를 즐기는 2030 젊은 세대들의 골프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큰축에서 골프산업 전체를 견인하는 모양새입니다. 과거 경제적,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중년들의 전유물이었던 골프가 대중적인 레저로 확실히 자리잡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2030 젊은 세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채널에서의 골프용픔 소비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오픈마켓에서 올해 상반기 골프용품을 구매하는 2030세대 비중은 전년 대비 10~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불고있는 골프열풍에 편승해 골프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부동의 골프 브래드 순위 1위인 '타이틀리스트(Titleist)'의 브랜딩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 세계 골퍼들이 가장 사랑하는 볼, 타이틀리스트'
골프에 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문구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전세계 골퍼 4명 중 3명 꼴로 타이틀리스트의 골프공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어패럴도 대세를 넘어서 이제는 최고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런 타이틀리스트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요.
완벽한 골프공, 우연 혹은 필연의 시작
타이틀리스트로 잘 알려진 기업 아쿠쉬네트(Acushnet)는 아마추어 골퍼였던 필 영(Phil Young)이 MIT 동문인 골퍼 프레드 모머(Fred Bommer)와 골프 사업부(Acushnet Golf Division)를 만들면서 시작됐습니다.
1932년 일요일, 고무를 가공하는 회사 아쿠쉬네트 프로세스 컴퍼니의 설립자인 필 영(Phil Young)이 치과의사인 친구와 뉴베드포드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고 있었습니다. 꽤 실력 있는 아마추어 골퍼였던 필 영은 분명 깔끔하게 잘 맞은 퍼팅이었는데 볼이 홀을 비켜 가자 ‘골프볼의 성능’에 강한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필 영은 곧장 라운딩을 같이하던 치과의사 친구의 병원으로 달려가 자신의 골프볼을 X-ray로 찍어보고 골프볼에서 치명적인 결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당시 X-ray로 확인한 대부분의 골프볼 코어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았고 그 위치도 제 각각이어서 제대로 구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필 영(Phil Young)은 골프볼 결함의 발견과 동시에, MIT 동문이자 고무 전문가인 열정적인 골퍼 프레드 보머(Fred Bommer)를 초빙하여 아쿠쉬네트 내에 골프 사업부(Acushnet Golf Division)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세계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퍼포먼스, 그리고 일관성을 갖춘 골프볼을 개발하기로 합니다.
필 영과 프레드 보머는 3년간 제품개발에 매진했고, 그 결과 1935년에 완성된 첫 ‘타이틀리스트 골프볼'을 골프 클럽 전문가와 골퍼들에게 ‘역사상 최고의 볼’로 자신 있게 선보이게 됩니다. 이 때, 필 영이 골프볼 생산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오늘날까지도 모든 타이틀리스트 골프볼은 X-ray 검수 과정을 거쳐 생산하게 됩니다.
1935년 ‘타이틀리스트’ 브랜드를 단 골프볼을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그로부터 14년 뒤 1949년 US 오픈에서 골프볼 부문 사용률 1위에 오른 후 현재까지 69년간 넘버원 골프볼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선 것이 대표 모델 Pro V1입니다.
브랜드 네임과 로고 디자인
타이틀리스트를 브랜드 네임으로 결정한 것은 골프볼이 생산되기 시작한 1935년부터였습니다. 챔피언을 뜻하는 ‘우수함’의 동의어를 찾고 있었고 그들은 마침내 ‘타이틀리스트’라는 브랜드명을 만장일치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브랜드명에 맞는 로고가 필요했습니다. 당시 필 영의 비서인 헬렌 로빈슨(Helen Robinson)은 필기체를 유독 잘 쓰는 명필이었는데, 그녀는 어느 날 필 영으로부터 하얀 종이 한장에 ‘Titleist’를 필기체로 적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날 그녀가 종이에 적은 ‘Titleist’가 현재 타이틀리스트의 모든 제품에 사용되고 있는 바로 그 로고입니다.
타이틀리스트의 3가지 브랜딩 전략
골프에서는 샷의 일관성과 정확성이 모든 것을 결정하기 때문에 필 영과 프레드 보머는 ‘일관되고 정확한 볼을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하여 우수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온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러한 제작 과정이 당시 골프의 판도를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골프의 판도를 바꾼 것은 바로 타이틀리스트만의 제품 판매 정책이었습니다.
골프 프로페셔널을 통해서만 판매
다른 골프 용품사들이 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때, 필 영과 프레드 보머는 골프볼의 퍼포먼스와 우수한 품질에 대한 안목이 있는 개개인을 통해서만 타이틀리스트를 판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들은 “오로지 골프 프로페셔널을 통해서만 판매”한다는 판매 정책을 통해 골프 프로페셔널과 프로샵을 아울러 선두 브랜드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골퍼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
타이틀리스트 골프볼의 뛰어난 퍼포먼스와 우수한 품질을 알리기 위해, 타이틀리스트는 1936년에 업계 최초로 볼 비행을 직접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테스트 기기를 개발했습니다. 타이틀리스트가 개발한 이 테스트 기기는 미국 전역을 순회하며 PGA 투어 선수는 물론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타이틀리스트 골프볼의 뛰어난 퍼포먼스와 우수한 품질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로써 미국 전역의 골퍼들에게 타이틀리스트 볼의 뛰어난 퍼포먼스를 확실하게 각인시켰습니다.
최고의 사용률
1945년, 이 때부터 타이틀리스트는 오늘날의 PGA 투어와 같은 프로페셔널 투어로 그들의 시선을 옮겨 본격적으로 집중적인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믿고 선택하는 골프볼이야 말로 세계 최고의 골프볼’이라는 것을 기본전제로 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 전략은 훗날 선수지원을 비롯한 마케팅, 광고를 비롯해 타이틀리스트가 진행하는 모든 활동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이미지출처 = 타이틀리스트 www.titleist.co.kr]
타이틀리스트의 성장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올리던 타이틀리스트는 1962년 당시 크게 인기를 구가하던 불스아이 퍼터 업체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골프 클럽시장에 진출을 알립니다. 그 후 1970년 파이널리스트라는 모델명으로 첫 번째 아이언을 출시하게 됩니다.
아쿠쉬네트는 1995년 고무 제조 사업부를 매각하고 1880년대 설립된 오래된 신발회사이자 골프화 제조회사인 풋조이를 인수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골프공과 골프 클럽뿐만 아니라 골프용품에 대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다음 해인 1996년 호주의 골프 브랜드 코브라를 인수하면서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도 진출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당대 최고의 피터이자 웨지 클럽의 장인이라 할 수 있는 밥 보키(Bob Vokey)와 유명세를 알리기 시작하던 퍼터 디자이너 스카티 카메론(Scotty Cameron)을 영입하면서 아쿠쉬네트 산하 골프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는 이들과 함께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합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타이틀리스트라는 명성에 비해 클럽 분야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었지만, 밥 보키가 개발에 참여한 975D 드라이버와 타이틀리스트 보키 웨지가 성공합니다. 그리고 퍼터 신예 명장이라고 일컫는 스카티 카메론의 퍼터는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게 되지요.
그리고 그 시기와 맞물려 타이틀리스트를 빛내줄 당대 천재라 불리는 골퍼가 나왔으니 그가 바로 타이거 우즈였습니다. 타이틀리스트는 골프공을 비롯하여 클럽과 각종 용품들을 그를 위해 후원하였고, 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가 PGA 투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할 때 타이틀리스트의 이미지는 같이 상승하게 되었고, 그들의 브랜드명처럼 세계 최고의 골프 브랜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후 타이틀리스트는 골프공, 클럽뿐만 아니라 의류와 같은 골프용품 등 골프 전 분야에서 수많은 골퍼들의 선망이 되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비록 상급자가 사용하는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라면 어느 누구나 할 것 없이 꼭 한 번은 사용해보고 싶은 그런 이름, 타이틀리스트는 계속해서 그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 의심치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브랜드가 된 타이틀리스트
지난 2011년 한국 기업인 휠라코리아가 미래에셋PEF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타이틀리스트의 아쿠쉬네트를 1조 3,000억에 인수하게 됩니다. 휠라코리아는 샐러리맨 신화를 창출한 윤윤수 회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윤 회장은 휠라의 한국 지사로 시작해 2007년 이탈리아의 휠라 본사를 아예 인수해버립니다. 윤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세계 1위 골프 업체를 손에 넣은 것입니다.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은 휠라코리아가 아쿠쉬네트를 인수한 이후 2013년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에 정식 런칭했습니다. 타이틀리스트가 추구하는 정신을 이어나가기 위해 어패럴의 제품 역시 소재부터 디자인, 패턴까지 모든 제품이 투어선수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발됐습니다.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은 골프웨어 열풍이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하며, 프리미엄 골프웨어 시장을 선두하고 있으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타이틀리스트 골프공과 풋조이 골프화는 전 세계 시장의 약 55%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프로골퍼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타이틀리스트 골프볼은 1949년 이후 지금까지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 브랜드입니다.
신흥 강자들이 속속들이 출연하고,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등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져가는 골프 산업에서 타이틀리스트가 굳건한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또, 어떤 방법으로 업계를 선두해 나갈지 기대됩니다.
참고 : 타이틀리스트 공식홈페이지 / 마니아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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