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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브랜드 스토리

세심한 브랜드 'Aesop'

by 브랜드브랜드 2023.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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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Aesop)의 탄생

이솝(Aesop)은 제품 배합 및 포장에 대한 독특한 접근 방식으로 유명한 호주 스킨케어 브랜드입니다. 이 회사는 1987년 멜버른(Melbourne)의 아르마데일(Armadale)에서 헤어디자이너인 데니스 파피티스(Dennis Paphitis)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데니스 파피티스는 키프로스에서 태어나 나중에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주했습니다. 데니스는 이발소를 운영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헤어 스타일링을 공부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미용사로 일하고 화장품 유통 사업을 관리하면서 미용 산업에서 귀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데니스는 호주 멜버른에서 '아마데일 헤어 살롱'이라는 작은 미용실을 열게 됩니다. 데니스는 오직 추천과 소개를 통해서만 미용실 손님을 받았고, 고객들이 오히려 그에게 부탁하면서 그의 서비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까다로웠던 데니스는 당시 시중에 출시되어 있는 제품들은 하나같이 암모니아 냄새가 나고, 어떤 성분인지도 모르는 화학물질들이 잔뜩 들어간 제품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데니스의 살롱 직원이었던 수잔 샌토스의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건 어떠겠냐는 말에 데니스는 자신만의 스킨케어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데니스는 잘 디자인된 제품이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화학 전문가와 함께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헤어 염색제에 에센셜 오일이 첨가된 제품을 개발하게 됩니다. 데니스를 창업으로 이끈 살롱의 직원 수잔 샌토스는 현재 이솝의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Dennis Paphitis

데니스는 처음부터 성분의 품질과 제품 이면의 과학적 연구에 집중함으로써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이 브랜드의 제형은 식물성 추출물, 항산화제 및 에센셜 오일 등 과학적으로 입증된 최상의 원료를 사용하며 동물성 재료, 염색약, 인위적인 향 등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는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Aesop은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여 지속 가능성과 환경을 생각하는 관행을 우선시합니다.

이솝은 스킨케어 이외에도 헤어관리제품, 비누, 향수 등을 생산합니다. 각각의 이솝 매장은 다양한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아티스트가 공동으로 디자인하여 독특한 실내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이솝(Aesop)의 로고디자인

 


이솝의 브랜드 네이밍과 로고 디자인은 이솝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브랜드 이름인 이솝(Aesop)은 설립자 데니스 파피티스(Dennis Paphitis)가 우화로 유명한 고대 그리스 이야기꾼 아이소포스(Αἴσωπος, 이솝) 대한 오마주로 선택했습니다. 이 이름은 스토리텔링의 힘에 대한 이솝의 믿음과 매력적인 내러티브에 대한 브랜드의 약속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솝의 로고는 호주 멜버른에 본사를 둔 Qube Konstrukt라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에서 디자인했습니다.  Aesop과 Qube Konstrukt의 협업으로 브랜드의 본질을 효과적으로 포착하는 로고가 탄생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솝의 갈색 유리병과 미니멀한 라벨

이솝 매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한눈에 들어오는 건 시그니처 갈색병과 미니멀한 라벨이 특징인 독특한 포장입니다. 이 독특한 미학은 브랜드의 대명사가 되었고 성공에 기여했습니다. 갈색병에 붙어있는 베이지색 라벨에는 장식이라고는 검은 띠 한줄이 전부이고, 헬베티카 폰트로 간결하게 제품 설명이 적혀있습니다. 가장 최소한의 디자인을 한 것 같지만, 그 단촐함이 곧 이솝의 브랜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많은 신생 브랜드가 이 간결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재활용된 원료로 제작된 갈색병은 자외선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하기 때문에 방부제가 최소한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패키지도 100% 재활용 가능한 파이버 보드로 만들고, 모든 인쇄물은 식물성 콩기름 잉크만을 사용해서 제작합니다. 불필요한 포장을 지양하고 페이퍼 백이나 패브릭 주머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패키지를 재활용된 원료로 만든 탓에 다른 화장품 패키지와는 조금 다르게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무광택의 거친 종이 박스가 이솝만의 아이덴티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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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의 인테리어


이솝은 창립 이래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여 현재 수많은 국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23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이솝 스토어는 단순히 판매 장소가 아닌,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솝의 시그니처 스토어는 '모든 매장은 다 달라야 한다'는 방침 아래 저마다 고유한 컨셉으로 디자인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솝 매장은 하나하나 흥미롭습니다. 마치 도시의 일부를 포함한 듯, 각 스토어마다 다른 인테리어가 신선한 볼거리를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건축가와 아티스트들은 주변의 문화와 환경을 고려해 이를 자연스레 접목하고, 지역과 연관성 있는 요소를 활용해 가치를 표현합니다. 

 

좌측부터 이탈리아 로마, 일본 도쿄, 영국 바스

 

좌측부터 독일 베를린, 미국 뉴욕, 대한민국 서울

 

가마를 연상시키는 벽돌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이솝 사운즈 한남

2014년 가장 먼저 설립된 가로수길 지점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곳곳에도 어느덧 13개의 시그니처 매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오픈한 9번째 시그니처 스토어 사운즈 한남점. 한국 전통 가마에서 영감받은 이곳은 한남동의 좁다란 골목과 언덕으로 이어진 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곳을 건축한 MLKK 스튜디오는 인근 건축물의 소재에서 차가움을 느껴, ‘따뜻함’을 컨셉으로 흙의 질감을 살리고 적벽돌을 쌓아 올려 외관을 완성하였다고. 작은 문과 대조되는 큰 창, 반원형의 망댕이 가마를 연상시키는 아치형 벽면은 마치 하나의 회랑을 떠올리는 듯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간결한 디자인과 동선, 전통적 모티브는 한국적이면서 또 다채롭고 이국적인 한남동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솝 사운즈 한남 Aesop Sounds Hannam

 

이솝의 제품과 철학

이솝의 제품 라인은 스킨케어 / 헤어 / 바디 & 핸드 / 향수 & 블랜드 이렇게 4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킨케어 라인은 클렌저, 토너, 쉐이빙, 립앤아이 등등 이솝에서 가장 많은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는 라인이고, 헤어 라인의 경우 건강한 두피, 관리된 모발이라는 두 가지 철학을 가지고 있어. 두피나 모발 상태에 따라 다양한 라인이 있어서 고객 개개인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까다로운 이솝의 원칙으로 인해 새로운 제품 하나를 개발하는 데 보통 3~4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자외선차단 성분이 든 모이스처라이저는 완벽히 제품화하는데 장장 1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솝은 여전히 역량의 80%를 오롯이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예산의 60%는 패키지 디자인에, 30%는 마케팅, 나머지 10%를 제품에 투자한다는 뷰티업계 통념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이지만 이러한 건강한 고집이 이솝의 진정성과 제품력을 지키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솝이라는 브랜드가 지난 30년동안 전세계에서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일관된 원칙을 세워 브랜드 철학 안에 녹여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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