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의 시대를 연 '룰루레몬'

룰루레몬의 브랜드 스토리

비싼 요가복으로 잘 알려져 있는 룰루레몬은 캐나다 밴쿠버의 키칠라노(Kitsilano)라 불리우는 동네에서 낮에는 디자인 스튜디오, 밤에는 요가스튜디오로 운영되는 작은 건물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현재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 중동, 호주 등 전 세계에서 12,000명 이상의 직원들과 함께 4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룰루레몬의 시작

캐나다 사업가 칩 윌슨은 수영장을 관리하는 체육교사 출신 아버지를 둔 덕에 수영을 마음껏 할 수 있었지만, 모두가 입고 있던 '스피도'의 수영복 디자인이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았고, 우연히 꽃무늬가 연상되는 디자인의 수영복을 발견하고 공동구매로 수영복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1998년, 칩 윌슨은 룰루레몬을 런칭하기 1년 전, 캐나다 밴쿠버를 기반으로 스케이트와 스노보드, 서핑할 때 입는 운동복 브랜드 웨스트비치(Westbeach)를 먼저 내놨습니다. 그러나 판매가 부진했고, 사업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룰루레몬의 창업자 겸 CEO 칩 윌슨

 

여러 운동을 지나치리 만큼 즐기던 칩 윌슨은 통증을 완화하고자 찾았던 요가 교실에서  당시 사람들이 입고 있던 요가복이 땀을 흡수하지 못하고 활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레깅스 형태의 요가복은 운동 과정에서 스트레칭을 하면 원단이 늘어나 얇아지면서 고질적인 비침 현상이 생겼는데, 칩 윌슨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만든 것이, 바로 지금의 룰루레몬이 유명세를 타게 된 ‘루온(Loun)’소재의 레깅스 팬츠입니다.

땀을 흡수하고 유연한 신체 동작의 방해요소를 줄인 애슬레저 웨어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당시 칩 윌슨은 최적의 혼합 비율인 나일론 86%와 14%의 라이크라로 구성된 새로운 소재 ‘루온’을 개발해냈습니다. 일본에서 직접 고성능 재봉틀을 들여와 레깅스의 솔기를 평평하게 꿰맬 수 있는 기술까지 터득하게 됩니다.

[사진=룰루레몬]

 

룰루레몬의 브랜드와 로고 디자인

룰루레몬의 로고는 1998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창업자인 윌슨은 브랜드 네이밍을 공모와 설문을 통해 결정했습니다. 약 100 명의 사람들이 20 개의 브랜드 네임과 20개의 로고를 제안했고 현재의 'lululemon'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됩니다.

lululemon 이라는 단어는 별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L'로 시작하는 3 개의 음절로 발음되는게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Athletically Hip(운동적인 엉덩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는 루레몬의 심볼은 선택받은 디자인 시안이 아니었지만, 윌슨은 이 심볼 디자인을 너무 마음에 들어했다고 합니다. 이 심볼에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했는데, 여성의 운동하는 엉덩이를 상징하며, 여성의 묶은 머리와  얼굴 윤곽을 표현했다는 의견, 알파벳의 마지막 글자 '오메가'의  형태로 최고, 최상위를 상징한다는 의견 등이 있습니다.

 

룰루레몬의 성공

룰루레몬의 첫 번째 성공비결은 90년대 후반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요가복 시장에 일찍 진입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대형 스포츠 브랜드들이 여성 운동 인구를 핵심 고객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빠르게 선점할 수 있었습니다.

룰루레몬은 유명 광고 모델을 활용한 광고와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에 돈을 아꼈습니다. 대신, 요가 커뮤니티를 만들고 요가인들을 상대로 제품을 체험하게 하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홀세일 방식에 의존했던 다른 브랜드들의 사업 방식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접근했던 것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고객들의 경험을 파악하고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한 마디로 '물건을 사게 하지 않고 체험하게 하는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던 것입니다. 이 것을 두 번째 성공비결로 꼽고 있습니다.

룰루레몬의 웹사이트에에는 제품에 대한 기능이나 판매를 위한 홍보의 내용 보다는 인간이 오랫동안 건강하고 재미있게 삶을 영위하기 위해 건강한 지구과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룰루레몬 마라톤 대회 ‘씨위즈’. (사진=룰루레몬)

 

룰루레몬은 몇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요가 시장의 호황이 운으로 작용한 부분도 있습니다. 미국 등에서 요가를 즐기는 인구가 80% 이상 증가하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집에서 요가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각종 SNS에 '에슬레저'와 관련된 피드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에슬레저'는 ‘운동'을 의미하는 애슬레틱(athletic)과 ‘여가’를 뜻하는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일반인들에게 스포츠웨어를 판매하기 위해 스포츠웨어를 일상복에 가깝게 만들면서 탄생한 패션 용어입니다.

룰루레몬은 집입장벽이 높지 않은 기능성 요가복 시장에서 누구나 쉽게 따라하지 못하게 소재 개발에 공을 들이고, 대나무 추출물을 이용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R&D에 집중 투자해 빠른 속도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에슬레저 시장이 급부상하고 지난 10년 동안 가장 두드러진 트렌드가 되었으며, 에슬레저를 대표할 수 있는 제품으로 룰루레몬의 레깅스 팬츠가 자리잡게 됩니다. 룰루레몬이 패션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애슬레저, 레깅스 팬츠, 그리고 요가복 시장도 본격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최근엔 남성복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룰루레몬은 트레이닝에는 Everlux™(에버럭스), 요가에는 Nulu™(눌루), 그리고 런닝에는 Nulux™(눌럭스) 원단의 제품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내 운동의 대중화와 다양화에 따라 탄생하게 된 Everlux™(에버럭스) 원단은 운동으로 땀에 흠뻑 젖어도 쾌적한 착용감을 구현해주며, 시원한 터치감은 물론 운동 후 젖은 운동복을 빠르게 건조해주는 통기성 및 높은 속건성 기능, 부드러운 착용감과 더블 레이어 기법이 접목된 경량 등 실내 스튜디오 운동에 필요한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룰루레몬의 커뮤니티 공간

룰루레몬의 매장은 고객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룰루레몬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게 하고 예술가들과 협업하여 작품처럼 만들고 사람들을 끌어들입니다.

새로운 매장 오픈 전에 지역에서 인지도 있는 요가강사를 섭외하고 제품배송, 레스토랑 예약 등 고객 편의를 위한 서비스와 러닝 코스, 운동하고 즐기면 좋을 트렌디한 브런치 카페, 건강주스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커뮤니티 보드를 운영합니다.

인터랙티브 맵, 운동지도자, 운동선수, 요가강사가 함께하는 무료클래스 등 브랜드가 주고 싶은 모든 경험을 매장에 담고 있습니다.

룰루레몬이 단순히 요가복을 파는 매장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커뮤니티 공간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매장 자체를 라이프스타일 센터, 쇼핑몰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배치합니다.

룰루레몬, 시카고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 주변시설과 지역인프라로 공간을 확장해 공간마케팅의 시너지를 높입니다. 야외 클래스는 도시 한복판에서 요가를 하는 특별한 경험과 즐겁게 흘린 땀의 상쾌함을 함께 있는 사람들과 나눠보고, 그 공간의 이미지를 브랜드와 연결합니다.

룰루레몬은 남산, 한강시민공원, 루프탑, 대형광장 등 공공공간과 녹지공간에서 요가 매트를 깔고 실컷 땀 흘리고 리프레쉬한 상태에서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디제잉, 파티, 브런치 등 행사를 진행합니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보다 임팩트 있는 경험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코엑스 몰, Give Love One Seoul

 

룰루레몬 `비 유 비 웰(Be You Be Well) 페스티벌 참가자들이 러닝을 즐기고 있다.

 

룰루레몬의 철학 

룰루레몬은 경제적 여유가 있고 자시만의 패션과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계층을 메인 타켓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칩 윌슨은 모든 사람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의미가 없으며, 룰루레몬의 주요 고객은 '콘도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행과 운동을 좋아하며 패션에 민감한 32세 전문직 여성'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룰루레몬은 지금까지도 사내 혁신 연구소에서 디자인과 기능 감각을 융합하는데 중점을 둔 신제품과 소재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룰루레몬의 접근 방식은 지금처럼 비싸지만 고품질의 제품, 노세일 전략, 그리고 커뮤니티 프로그램 개발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재고는 소량 유지, 자주 신제품을 내놓은 전략으로 한정판 효과를 내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